‘구조조정’ 통해 최적의 생산체제 구축
노른자 시장 선점 위해 총력전 ‘영역 강화’
‘특성 부각’ 강점 살려 새로운 돌파구 모색
2014년은 메이저 기업들 간 정면승부(head-to-head)와 쫓고 쫓기는 치열한 경쟁의 해가 될 전망이다. 국내외적으로 정치사회적 갈등이 증폭되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저성장 저수익 구조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업계의 위기감은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높아진 위기감으로 인해 방심할 수 없다는 조직 긴장과 약해지는 시장영향력을 복원하려는 위상회복 등 2개 경영 키워드가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중요도 측면에서 업종별로 차이를 보이는 6개 경영 키워드가 있다.
먼저 철강업계의 경우 눈에 띄는 키워드로는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 사업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영역 강화, 그리고 역량 차별화 등 특성 부각이며, 이를 통해 업계는 시장점유율 제고와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는 영역 강화와 역량 차별화 외에도 부품공유 모듈 등 연계협력과 이머징 시장 진출과 같은 선별적 투자를 통해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정보기술(IT)전자업계는 특히 융복합화와 비즈니스 생태계 혁신 등 다양한 가치결합으로 새로운 매출창출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13개 철강사의 전략 키워드 빈도를 분석하여 도출한 △구조조정 △영역 강화 △특성 부각 등 3대 핵심 키워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첫째로 가장 많이 거론된 구조조정은 비수익 자산의 매각과 비효율 자산정리 등 몸집 줄이기, 그리고 집약화와 대형화를 통한 최적의 생산체제 구축 등 내실화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타타는 유럽 내 설비 매각과 연구개발(R&D) 기능을 재배치하는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고, 아르셀로미탈은 지역별 사업부 통합체제를 출범시켜 조강류와 판재류 사업 부문을 통합 운영하며, 서유럽 상공정 거점을 5개 임해지역에 집약화하고 2015년까지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
중국은 등량(等量) 도태에서 감량(減量) 도태로 정책을 전환하여 공급과잉이 심한 화베이(華北)와 둥베이(東北) 지역 등을 대상으로 능력 감축에 들어간다.
상하이 바오산강철은 2017년까지 상하이지역 설비의 30%를 이전하고, 단장 프로젝트 능력도 당초 1000만 톤에서 500만 톤으로 감축을 이미 결정한 바 있다. 중국 최대 철강생산 지역의 하나인 허베이성은 2017년까지 6000만 톤의 조강능력을 감축할 예정이다.
신일철주금은 제철소 조직의 일체화와 특수강 후판을 신일철주금스테인리스(NSSC)로 집약화하는데, 스미토모와의 통합으로 지역이 겹치는 6개 제철소를 올해 4월부터 3개 제철소 체제로 재편한다.
두 번째 키워드인 영역 강화는 주도권 확보를 도모하는 것으로 특히 자동차강판 등 수익창출이 가능한 노른자위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총력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아르셀로미탈은 자동차강판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장을 위해 티센크룹으로부터 인수한 앨라배마 하공정 정상화, 그리고 중국 화릉강철과 합작한 VAMA(냉연 100만 톤, CG 50만 톤)도 오는 6월 가동한다.
신일철주금은 지난해 하반기 가동한 멕시코 Tenigal(CG 40만 톤), 태국 NSGT(CG 36만 톤) 등 자동차강판의 글로벌 생산거점의 안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바오산강철도 자동차강판과 EG 등 고급재 주도권 확보를 목표로 단장의 제품믹스를 재편하였고, 타타는 인도에 집중한다는 원칙에 따라 오디샤 상공정 1기 300만 톤을 올해 하반기 가동한다.
세 번째 키워드인 특성 부각의 경우 강점을 살리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로 변신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다.
티센크룹은 철강 상공정보다는 운송기계부품, 엘리베이터, 엔지니어링 등 기술(technology)과 솔루션(solution) 분야를 확대하여 매출의 70%를 달성할 계획이고, 고베는 고장력강판과 에너지용 강재에서 온리원(only one), 그리고 MIDREX 등 철강 엔지니어링 사업에 집중하며, 중국 태원강철은 스테인리스 등 특화제품의 매출비중을 90%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자동차강판 공급체계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현대제철과 동부제철의 자구책 및 전기로 열연 경쟁력 확보, 동국제강의 봉형강 수익성 확보와 후판사업 적자해소 등이 화두다.
빠른 진화 경쟁의 시대에 누가 더 빨리 앞서가면서 위기와 충돌을 견뎌낼 내실을 다질 것인지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욱<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
게재지: 포스코신문<원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