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기간 동안 우천으로 인해 야구 경기가 많이 취소되는 우리나라에서 지난 4월에는 프로야구 29년 역사상 처음으로, 예상치 못한 강설로 인해 경기가 취소되는 사례가 있었다. 돔구장이 있었더라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 돔구장 건립의 필요성은 많이 제기되어 왔지만, 실질적인 건립의 도화선이 된 것은 두 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였다. 바로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경기를 바라본 많은 국내 야구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에 의한 것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서울 고척동에 돔구장이 건립 중에 있고 안산 돔구장도 오는 7월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 최초의 돔구장, 아스트로돔
돔구장의 시초는 바로 1965년 미국 휴스턴에 세워진 아스트로돔(Astrodome)이다. 아스트로돔 개장은 미국 휴스턴주의 판사였던 로이 호프하인즈가 세계 8대 불가사의가 탄생했다고 발표할 정도로 당시에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사실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비가 오는 날에도 경기를 보기를 원하지만, 야구장에 우산을 씌우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다. 왜냐하면 강화 콘크리트를 사용해도 야구 경기를 할 수 있는 크기의 스타디움을 만들려면 실내에 기둥을 세워야 하는데 기둥이 있으면 관중의 시야를 가리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당시 설계에 참여한 엔지니어들이 머리를 맞대고 생각한 방법이 196m짜리 강철 스팬(Span)으로 직경 215m의 지붕을 지탱하기로 한 것이다. 이전까지의 토목공사에서 사용되었던 스팬의 길이보다 무려 두 배나 긴 것이었다. 지붕의 디자인은 강철 라멜라 프레임을 다이아몬드 패턴으로 매달아 트러스 빔들이 아치를 이루며 위로 올라가도록 했고, 천장까지 이어진 강철 뼈대에는 4,596개의 아크릴판을 붙여 힘을 지탱하며 아늑한 햇살까지 스며들게 건설되었다.
<그림1> 세계 최초의 돔구장 아스트로돔(Astrodome)

돔구장 건설 줄이어
아스트로돔의 출현으로 2만 명 내외에 그쳤던 실내 경기장의 수용능력이 6만 6,000명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새로운 돔구장 건설이 이어졌다. 아스트로돔이 개장한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최대 수용능력 9만 7,000명에 달하는 뉴올리언스 슈퍼돔이 문을 열었다. 30층 건물 높이의 뉴올리언스 슈퍼돔의 지붕 역시 강철 케이블로 만들어졌다.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메이저리그 구단은 미네소타, 시애틀, 토론토 등 8개 팀이며, 미국 프로미식축구 리그(NFL)에서도 많은 구단들이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초기 돔구장은 지붕이 밀폐식으로 설계되어 인조잔디를 사용해야 하는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개폐식 지붕을 채용하여 천연잔디를 채용한 구장이 많이 건립되었다. 한편 최초의 돔구장이었던 아스트로돔은 새로운 돔구장인 미닛메이드 파크(Minute Maid Park) 건립으로 1999년에 폐쇄되었다.
<그림2> 개폐식 지붕을 가진 미닛메이트 파트(Minute Maid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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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승엽 선수가 소속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도쿄돔은 에어돔(Air dome) 방식의 구장으로, 내부 기압을 외부보다 0.3% 높여 기압차로써 지붕을 유지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