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상사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재벌계 Top 3 상사가 부동의 지위를 지켜왔으나 그 구도가 깨지고 있는 것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이토추 상사이다. 업계 4위에서 현재 3위로 올라섰고, 내년에는 2위의 아성을 위협하는 이토추. 그 약진의 배경을 분석해 본다.
[목 차]
1. 일본 상사업계의 지각변동
2. 이토추 상사 약진의 배경
3. 시사점
Executive Summary
- 일본 이토추 상사는 철옹성이었던 일본 Top 3 종합상사의 아성을 깨고, 업계 돌풍의 핵으로 부상
- 오랜 기간 동안 재벌계 Top 3 상사(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비재벌계 이토추와 마루베니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이었으나,
- 2012년 타 종합상사 대비 자원 부문이 약했던 스미토모 상사를 제치고 3위로, 내년에는 자원 투자에서 거액의 손실을 기록한 미쓰이 물산마저 물리치고 2위로 부상할 전망
- 이토추 상사가 이러한 약진을 한 배경으로는 명확한 목표 제시, 강점분야의 강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들 수 있음
-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 설정
- 2010년 취임한 오카후지 마사히로 사장은 “업계 3위”, “비자원 분야 No.1”을 목표로 제시하여 1년 후 달성했으며, 최근 “업계 2위”로 목표 전환
- 강점분야 강화로 본원 경쟁력으로 승부
- 이토추는 섬유상사에서 출발하여 생활소비제품 관련 브랜드 비즈니스에 강점이 있는데,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수익 창출
- 최근 태국 CP 그룹과 공동으로 중국 최대의 복합기업 CITIC에 이토추 상사 역대 최대인 6,000억엔을 투자한 것도, 생활소비 관련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 시장 전략의 일환
- CEO의 리더십과 일하는 방식 혁신
- 오후 8시 이후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전 8시 출근을 유도하는, 상사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아침형 근무’ 체제 전환으로 업무밀도를 높이고 실적과의 연계 강화
- 목표 설정에 있어 리스크 요소를 고려하여야 하며, 리스크 관리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할 필요
- 최대 손실을 상정한 전사적인 리스크 총량 관리 및 사업별 Risk-Return 지표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관리. 또한, 사업이력관리를 통해 책임 소재와 주인의식을 강화
- 기업이 보유한 강점을 기반으로 Value Chain 확장형 비즈니스를 지속 발굴할 필요
- Trading 경험을 통해 획득한 강점분야를 중심으로 제조, 유통 등 분야로 Value Chain을 확장해서 시너지 창출
1. 일본 상사업계의 지각변동
- 이토추 상사, 일본 Top 3 상사의 아성 위협
- 이토추 상사는 순이익 순위 만년 4위에서 2012년 3위로 올라선 이후, 2016년에는 2위로 부상할 전망
- 오랜 기간 동안 일본 종합상사 업계는 재벌계 Top 3 상사(미쓰비시, 미쓰이, 스미토모)가 상위권을 형성하고, 비재벌계 이토추와 마루베니가 그 뒤를 추격하는 양상이었음
- 재벌계 Top3 사는 브랜드와 자금력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부동의 지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하극상”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임
<그림: 일본 5대 상사의 순이익 추이>
자료: 각사 유가증권보고서, IR 자료
주: IFRS 적용(미쓰비시, 미쓰이, 이토추: 2013~, 스미토모: 2010~, 마루베니: 2012~), 일본 회계년도 기준(‘15년: ’14.4~’15.3)
- 일본 종합상사가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자원가격의 급락이 순위 급변동의 주 원인
- 일본 종합상사는 ’90년대 이후 자원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무역 중개회사에서 자원회사로 변신 성공
- 제조업체의 해외 직접투자 강화에 따른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극복 하고자 ’90년대 이후 엔고를 배경으로 경쟁적으로 자원투자에 나섰고, 자원 가격 급등으로 큰 폭의 수익 실현
- 서열 1위인 미쓰비시 상사는 세계 석탄 생산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인 미쓰이 물산은 철광석 생산량 세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제 자원시장의 큰손으로 성장
-
-
- 그러나 ’11년 중반 이후 자원가격 하락으로 상사들의 수익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상대적으로 비자원 부문이 강한 이토추 상사가 부상
- 자원버블의 붕괴로 2015 회계년도에 5대 상사 모두 거액의 감손처리를 하였고, 스미토모 상사는 결국 적자로 전락
- 상대적으로 자원 부분이 약했던 스미토모 상사는 무리한 자원 투자를 감행하였고, 미국 타이트 오일 등에서 거액의 손실 기록
- 반면 안정적이고 견실한 비자원 비즈니스를 바탕에 두고 있던 이토추 상사는 자원부문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최대 이익을 기록
자료: 각사 유가증권보고서, IR 자료
주: 일본 회계연도 기준
<일본 5대 상사의 자원부문 감손액 (’15 회계년도, 억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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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역 |
감손액 |
미쓰비시 |
- 캐나다 셰일가스 사업
- 북해 유전
- 파푸아 뉴기니 가스
- 칠레 동광산
- 기타
|
-230
-215
-277
-45
-158 |
합계 |
-925 |
미쓰이 |
- 미국 Eagle Ford Shale Oil
- 북해 유전
- 칠레 Caserones 동광산
|
-390
-75
-123 |
합계 |
-588 |
스미토모 |
- 미국 타이트 오일 개발 프로젝트
- 호주 Isaac Plains Coking Coal 외
- 브라질 철광석 사업
- 미국 Shale Gas 사업
- 북해 유전
- 세효과
|
-1,992
-244
-623
-311
-36
292 |
합계 |
-2,914 |
이토추 |
- 미국 Samson Shale Gas & Oil
- 브라질 Namisa Iron Ore
|
-435
-505 |
합계 |
-940 |
마루베니 |
- 캐나다 Grande Cache Coking Coal
- 북해 유전
- 멕시코만 유전
- 미국 Eagle Ford Shale Oil & Gas
- 칠레 동사업
- 호주 석탄사업
|
-110
-240
-120
-100
-100
-60 |
|
합계 |
-730 |
자료: 일본 이코노미스트, 2015.6.23
2. 이토추 상사 약진의 배경
- 열심히 노력하면 달성이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서 종업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
- 현 오카후지 사장이 취임한 2010년에는 “업계 3위”가 목표였고, 최근에는 “업계 2위”로 목표 상향
- 당시 이토추 상사는 4위였고, 3위였던 스미토모 상사를 주 경쟁상대로 지목한 것임. 실제 2012년 이토추 상사는 3위로 도약
- 업계 2위 목표는 2016년에 미쓰이 물산을 누르고 달성될 전망
- 이 목표도 2011년 미쓰비시 상사를 누르고 달성했으며, 2012년과 2013년에는 미쓰비시 상사에 1위 자리를 내어 주었으나, 2014년에 다시 1위가 된 후 2015년에는 차이를 더 벌릴 계획
- 차례로 목표를 달성해 감에 따라 직원의 사기가 올라가고,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
- 2010년 대비 주가 상승률에서 타 상사 대비 월등한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수익성 지표인 ROE(자기자본이익률)도 단연 1위 기록
<일본 5대 상사 ROE (’15 회계년도)>
이토추 |
미쓰이 |
미쓰비시 |
마루베니 |
스미토모 |
13.4% |
7.7% |
7.5% |
7.3% |
-3.0% |
자료: 각사 유가증권보고서
- 출발 자체가 일본 중서부 지방의 섬유 상사였으며, 이에 따라 생활소비 제품 분야의 브랜드 비즈니스에 강점
- 섬유는 타 상사가 사양산업으로 지목하여 축소하고 있는 분야이지만, 유일하게 이토추 상사만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고 있음
- 최근에는 해외 브랜드 독점수입 판매에서 “레스포삭(LeSportsac)” 브랜드 인수 등 독자적 제품개발 및 판매로 비즈니스 모델 확장
- 섬유 외에도 유통, 식품 등 생활소비 전반에서 강점이 있고 지속적으로 투자를 행하고 있음
- 대표적으로 “패밀리 마트”, “돌(Dole)”, 상사로는 유일하게 전국 판매망을 구축한 수입차 딜러 “야나세” 등이 있음
[참고] 5대 상사의 강점 및 특징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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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용 |
미쓰비시 |
“조직∙종합력”을 바탕으로 한 부동의 1위 상사
- 누가 사장이 되어도 실패하지 않는 조직력, “조직의 미쓰비시”
- 모든 분야에서 업계 1~2위, 종합적으로는 1위
- 자원은 미쓰이가 1위, 비자원은 이토추가 1위이나 전체적 으로는 미쓰비시가 압도적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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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이 |
“스타 플레이어”를 바탕으로 집중력이 강한 상사
- 소위 걸물들이 많음, “사람의 미쓰이”
- 자원분야 집중 베팅으로 부동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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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토모 |
신중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외유내강”형 상사
- 의사결정에 신중,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지 않는다”
- 미디어∙통신 분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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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추 |
“CEO 리더십”을 바탕으로 한 전투적 상사
- 세지마 류조, 오카후지 마사히로 회장으로 이어지는 강한 리더십과 전투적 기업문화
- 비자원 분야 1위, 섬유 분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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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베니 |
“개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한 저돌적 상사
- 보고서를 거의 쓰지 않고 다소 무리한 영업도 감내하는 영업맨 위주의 기업문화
- 곡물, 전력분야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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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는 태국 CP 그룹과 함께 중국 최대의 복합기업인 CITIC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함으로써 중국사업으로 승부
- 태국 CP와 50%씩 투자하여 중국 CITIC의 지분 20%를 인수하였는데, 총 투자액은 6,000억엔으로 이토추 사상 최대의 투자
- CITIC은 건설, 부동산, 에너지 등 55개 사업체를 거느린 중국 최대의 기업 이며, CP는 화교계 농업분야 기업으로 동남아 및 중국사업에 강점이 있음
- 이 투자를 통해 자원부문의 손실을 메우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려는 목적
- 일본은 고령화 사회 진입, 성장 정체로 이토추는 중국 사업을 강화해 왔는데, 금번 투자로 중국 경제의 성장에 따른 자산가치의 상승 기대
- 또한, 중국 사업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활용한 신규 비즈니스 발굴
- 오카후지 마사히로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일하는 방식 혁신의 대명사, ‘아침형 근무’ 전환
- ‘110 운동’은 회식은 1차로 끝내고 10시까지는 귀가한다는 것으로 아침형 근무체제로 일하는 방식을 변경하려는 목적
- 업무도 오후 8시 이후 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오전 8시 출근으로 유도
- 과거 이토추 상사 본사 건물 앞에는 저녁에 택시가 일렬로 대기하는 장관을 연출했으나, 아침형 근무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2014년 5월 이후 이 모습이 사라졌다고 함
- 대신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근무에 대해서는 야간근무와 마찬가지로 25%의 특근수당을 지급하고, 간단한 조식을 제공하고 있음
- 현재 직원의 1/3 정도가 8시 출근으로 전환하였고, 업무, 회식 등으로 밤 늦게 퇴근하는 전형적인 상사맨의 이미지를 많이 바꾸었다고 함
- 그 외에도 업무에 몰입하게 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가동
- 과장급 이상이 승진할 때, 현 직책 기간 중의 실적과 연동해서 무상으로 주식을 지급하는 Stock Option 제도 도입
- 사내 회의시간의 40%, 회의자료의 두께를 50% 삭감
- 회사 인근에 직원용 어린이집 운영 및 회사 건물 1층에 여름철에도 저온 설정된 “Cool Down Room” 설치
3. 시사점
- 리스크 관리는 상정 가능한 최대 손실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음
- 이를 위해 일본 종합상사들은 “Risk Asset”, “Risk-Return” 지표를 사용하여 전사적 리스크의 총량 관리 및 사업 포트폴리오 모니터링을 하고 있음
- Risk Asset이란 각 투자 사업에 대해 상정 가능한 최대 손실을 기준으로 전사적 리스크의 총량을 계산한 것으로, 이러한 리스크 자산이 기업의 자본액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음
- 또한 사업별 리스크와 수익성의 관계를 표시하는 “Risk-Return” 지표를 통해 투자 확대, 철수 등 주요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
- 특히, 대형 투자사업의 경우 전사적인 이력관리가 필요함
- 투자사업의 시작부터 전 과정에 걸쳐 의사결정 관련 이력(담당자, 근거 자료 등)을 관리하여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고, 이에 따라 선제적으로 리스크가 관리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음
- 강점분야를 기반으로 한 신규 비즈니스 지속 발굴
- 이토추 상사는 사양산업으로 타 기업들이 기피하는 섬유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데, 이는 섬유 Trading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았기 때문
- 이토추 상사는 섬유 중개무역에서 시작해서, 해외 브랜드 수입판매, 브랜드의 직접적 생산 및 판매 모델로 계속 진화해 왔음
- 이는 기본적으로 섬유 부문의 전통과 경험에 의한 강점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임
- 국내 상사 및 타 기업들도 자사의 강점을 지렛대로 Value Chain 확장형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노력해야 함
이 자료에 나타난 내용은 포스코경영연구원의 공식 견해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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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보고서]
이형오, “일본 종합상사 기업전략의 역사적 발전과정에 대한 분석” 2014.8
한국신용평가, “종합상사 자원개발부문 핵심 고려요소-일본 상사 사례와 시사점” KIS Credit Monitor, 2011.10.24
週刊ダイヤモンド, “商社の勝者” 2015.7.4
エコノミスト, “商社の下克上” 2015.6.23
エコノミスト, “資源安ショック” 2014.11.25
週刊東洋経済, “住友商事: 資源大敗の硏究” 2014.11.22
NIKKEI BUSINESS, “先進企業の施行錯誤: 伊藤忠,スタ-トトゥデイ,トリンプの覚悟” 2014.2.10
PRESIDENT, “伊藤忠商事: ブランドビジネスで業界3位へ牽引,「岡藤正広」社長伝說” 2014.10.3
[홈페이지]
Itochu Corporation (www.itochu.co.jp)
Mitsubishi Corporation (www.mitsubishicorp.com)
Mitsui Corporation (www.mitsui.com)
Sumitomo Corporation (www.sumitomocorp.co.jp)
Marubeni Corporation (www.marubeni.com)
[언론]
중앙일보 “일본의 대표적 종합상사 이토추, 고바야시 회장이 밝히는 152년 ‘장수’의 비결”, 2010.8.28
日本経済新聞 “攻勢, 資源商社”, 2015.7.7